서울영등포국제초단편영화제는 경쟁부문 출품작품으로 트레일러와 포스터를 제작하는 전통을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출품된 영화들을 꼼꼼하게 살피고, 영화제와 함께 할 작품을 선정합니다.
영화제의 메시지를 선정 작품에 담아 포스터와 트레일러를 제작해, 올해 영화제의 얼굴을 만들어냅니다.
잭 패리(Jack PARRY)의 ‘오브젝트 오브 라이프(Object of Life)’
올해 SESIFF가 선정한 작품은 잭 패리(Jack PARRY)감독의 ‘오브젝트 오브 라이프(Object of Life)’입니다.
잭 패리(Jack PARRY)감독의 ‘오브젝트 오브 라이프(Object of Life)’는 산 정상을 향해 오브젝트(물건)를 굴려 올라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그의 여정은 산어귀에서 단 하나의 물건으로 시작되지만, 산등성이를 오를수록 점점 거대해지는 오브젝트 덩어리로 인해 정상을 향해 가는 일은 어느새 힘에 부치는 일이 됩니다. 혈혈단신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삶이라는 긴 여행을 시작한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제14회 서울영등포국제초단편영화제는 이 힘겨운 여정을 창작의 고통에 빗대었습니다. 영화를 비롯한 모든 창작활동의 노고를 견디는 이들은 각자 자기만의 오브젝트를 열심히 굴려 가며, 닿을 수 있을지 모를 정상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이 고단한 여정이 중턱에서 멈추든 정상까지 이르든 상관없이, 그곳에 선 모두가 마음을 울리는 광경을 마주할 수 있기를 영화제는 소망합니다. 포스터와 트레일러는 모두의 창작활동을 응원하는 영화제의 마음을 담아 제작되었습니다.
공식포스터는 한 사람이 거대한 오브젝트 덩어리를 굴리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오브젝트에 사람이 매달려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직접 굴리기도 하고 끌려가기도 하는 이 사람의 모습은 마치 우리 자신과도 같아서, 그와 오브젝트가 산꼭대기까지 무사히 다다를 수 있기를 자연스레 응원하게 됩니다.
상승의 순간인지 하강의 순간인지 명확하지 않은 포스터의 그림은 오브젝트와 사람이 어우러진 모습 자체에 주목하도록 만듭니다. 오브젝트 덩어리를 ‘영화’에 비유한다면, 그것과 함께 여정을 떠난 사람은 우리 영화인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와 함께 엎치락뒤치락 나아가는 영화인들의 매 순간을 영화제는 응원합니다. 그들의 여정이 아름답기를, 나아가 그 영화가 우리 영화제를 찾는 모든 관객에게 닿을 수 있기를 바라는 영화제의 마음을 포스터에 담았습니다.
트레일러는 산어귀에서 시작하여 정상에 이르는 여정을 담았습니다. 처음엔 작았던 오브젝트는 산을 오를수록 한없이 커져갑니다. 주인공은 오브젝트를 발로 차고 등으로도 밀어보고, 그러다가 넘어지기도 하면서 안간힘으로 여정을 이어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정상에 올라 발밑에 펼쳐진 풍경을 오래도록 바라봅니다. 그의 표정에서 성취감과 해방감이 느껴집니다.
오브젝트를 영화에 비유한다면, 여정의 끝인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창작 이후의 세상을 의미합니다. 영화가 만들어진 후, 창작자는 더 넓고 더 장엄한 세상을 새로이 마주할 것이고 그 세상은 확장되어 관객에게도 놀라운 경험으로 다가갈 것입니다. 영화제는 창작자와 관객의 이런 멋진 경험이 서울영등포국제초단편영화제에서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우리 영화제에서 만나는 강렬하고 유쾌한 초단편영화를 통해, 이전과는 다른 새롭고 장대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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